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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칼럼] 선한 마음의 열매 - 정구영 권사(전 서울여대 총장)
출처
날짜
2005년 3월 22일 화요일
조회수: 7439
|칼|럼|
선한 마음의 열매


정구영 권사(전 서울여대 총장)

뉴스성경에는 많은 여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. 그 많은 여인들 중에서 선한 마음으로 오는 세대에 큰 감동을 주고 있는 사람을 뽑으라고 한다면 룻기에 등장하는 룻을 떠올리실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.
룻과 같은 선한 향기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여인을 우리의 생활 현장에서 만난다면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. 룻 못지 않은 선한 향기로 큰 감동을 준 한 여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. 지금 세상 같으면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찬란한 삶을 설계할 열일곱의 꽃다운 나이에 과부가 된 여인이 있었습니다.
사람들은 이 여인을 평양의 백과부라 불렀습니다. 기독교인이었던 이 어린 과부는 삯바느질을 하며 가난한 삶을 살면서도 시부모를 극진히 모셨고, 워낙 부지런하게 일을 해서 돈도 어느 정도 모았습니다. 마침내 늙으신 시부모님을 위해, 또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묘소도 옮길 계획을 가지고 친척의 소개로 조그마한 산을 하나 구입했습니다.
그런데 뼈 빠지게 모아 구입한 산이란 것이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바위투성이 산이었습니다. 말하자면 믿고 의뢰한 친척에게 사기를 당한 꼴이 되었습니다. 몹시 실망이 되었지만 백과부는 곧 마음을 바꾸어 이렇게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.
"다른 사람이 이 산을 샀더라면 그 사람도 저처럼 마음이 아팠겠지요. 그러나 이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지 않고 제가 겪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."
그러나 곧 사태는 역전이 되었습니다. 쓸모없는 바위산으로 알았던 그 산이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석회암 덩어리임이 판명되어 비싼 값에 되팔게 되었습니다.
그런데 지난번에 사기를 친 그 친척이 또 논을 소개해 사 놓고 보니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갯벌이었습니다. 두 번씩이나 자신을 속인 그 친척이 괘씸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또 마음을 바꾸어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.
"혹시나 제가 게을러질까 하여 경고하시는 것으로 알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."
그러자 사태는 또 한번 역전이 되었습니다. 갯벌인 그 땅이 순도 높은 철광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는 땅으로 판명되어 일약 평양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. 이렇듯 심성이 곱고 착하니 어찌 하나님께서 축복하시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? 이 여인은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 재물을 가지고 오산 중, 고등학교를 비롯한 학교도 세우고 교회도 세우는 등 선한 열매가 가득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 내려 오고 있습니다.
"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"는 말씀을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이 평양의 백과부와 같이 어떤 환경 조건 하에서도 감사의 조건을 이끌어 내어 실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. 오히려 마땅히 감사해야 할 상황 속에서도 감사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. 한 신사가 어느 시골집에 잠시 동안 기거하게 되었습니다. 그 집주인인 농부는 새벽에 일어나 하루 종일 일하고 어두움이 깔릴 때에야 돌아와 이 도시 신사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. 농부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앞에 놓고 간절하게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습니다.
이 신사가 농부에게 물었습니다.

뉴스 일러스트정세원

"하루 종일 나가 열심히 일 했으니 이러한 저녁식사를 하는 것쯤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꼭 그렇게 감사 기도를 해야 됩니까?"
그러자 농부는 도시에서 온 신사에게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.
"이 농장에도 당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게 있는데 그것이 바로 저기에 보이는 저 돼지예요. 내가 매일 먹이를 가져 다 주어도 저 돼지는 아주 당연하게 생각할 뿐 전혀 감사할 줄을 모른답니다."
말세의 징조 중의 하나가 감사치 않는 것이라 했습니다. 감사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마음을 얼마나 선을 일구었는가에 비례하여 나타나는 선의 열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. 올해는 일조량이 많아 각종 과일들이 당도가 높고 맛있다고 합니다. 우리도 빛이신 하나님을 많이 닮아 선한 열매가 가득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.